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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활용하기

Google AI Studio로 나만의 앱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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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은 언제나 멀게만 느껴졌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누군가 만들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학 시절에는 메모장에 떠오른 기능을 빼곡히 적어두곤 했지만, 그 메모는 대부분 종잇조각처럼 잊히고 말았다. 내가 직접 만들 수 없는 세계의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인공지능의 등장은 그 전제를 바꿔버렸다. 이제는 기다림이 필요 없는 시대다. 아이디어가 번뜩일 때 곧바로 손안의 도구에 올려놓으면, AI가 설계하고 다듬어 앱의 형태를 갖춰준다. 마치 동료 개발자가 옆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듯, 내 말이 곧장 코드와 인터페이스로 변환된다.

Google AI Studio를 활용하면, 누구든 자신의 아이디어를 즉시 앱으로 구현할 수 있다. 코딩을 모르더라도 말이다.


계획에서 시작하는 앱 제작

Google AI Studio에는 네 개의 주요 섹션이 있다. Chat, Stream, Generate Media, 그리고 Build. 우리는 그중 Build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첫걸음은 ‘코드를 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코드를 짜지 말라’는 다짐으로부터 시작된다.

앱의 목표와 필요한 기능, 최소 기능 제품(MVP)을 먼저 텍스트로 정리한다. 그리고 AI에게 “아직 코드는 만들지 말고, 계획만 세워 달라”고 지시한다. 그러자 Gemini는 설계도를 내놓는다. 앱의 목적, UI 요소, 저장 방식, 점진적 확장 아이디어까지 단계별로 구성된 로드맵이다.

이 로드맵은 곧 대화의 초석이 된다.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내고, 필요한 요소는 보완하면서 점점 더 구체적인 형태가 잡힌다. AI는 조수처럼 제안하고, 사용자는 편집자처럼 방향을 다듬는다. 그렇게 코드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앱은 머릿속이 아니라 눈앞에서 살아 움직인다.


‘아이디어 인박스’라는 예시

앱의 이름은 ‘Idea Inbox’였다. 기능은 단순하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빠르게 입력해 Obsidian 노트로 보내는 것.

이 간단한 목표를 위해 앱은 몇 가지 중요한 기능을 가졌다.

  • 실행 즉시 나타나는 텍스트 입력창
  • 입력한 내용을 자동 저장하는 로컬 스토리지
  • 스마트폰 홈 화면에 바로 설치할 수 있는 PWA
  • Obsidian과 연동되는 저장 방식

그저 메모장을 여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 앱은 한 가지를 확실히 바꿔준다. 아이디어가 사라지기 전, 최소한의 동작으로 기록하고 분류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문서화와 맥락의 기술

앱을 만들다 보면 대화가 길어지고, 그 맥락이 엉켜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때 Google AI Studio는 단순히 코드를 짜는 것을 넘어, docs 폴더를 자동 생성한다. 그 안에는 로드맵, 아키텍처 설명서, 개발 로그가 기록된다.

이것은 일종의 ‘맥락 저장소’다. 만약 대화가 끊기거나 창을 닫더라도, 다음 대화에서 이 문서를 불러오면 곧바로 이어갈 수 있다. AI에게 “이 문서를 검토하고 현재 상태를 요약해 달라”고 말하면, 곧장 작업의 위치와 다음 단계를 알려준다. 튜토리얼에서는 이를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라고 불렀다.


기능을 더해가는 과정

Idea Inbox는 처음에는 단순한 텍스트 입력기였다. 그러나 대화를 이어갈수록 기능이 확장되었다.

  • 템플릿 기능: Obsidian의 템플릿을 불러와 새 노트마다 자동 적용
  • 드래그 앤 드롭: 복잡한 파일 탐색 대신 템플릿 파일을 끌어다 놓는 방식
  • AI 태그 추천: 작성된 노트를 분석해 적절한 태그를 자동 생성
  • 음성 입력 및 요약: 말로 떠올린 생각을 AI가 구조화된 문장으로 변환

이 과정은 흡사 공방에서 목수가 나무를 다듬는 일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거친 나무토막이지만, 대화와 반복을 통해 형태가 점점 뚜렷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작업이 실제로는 15분 남짓이면 끝난다는 사실이다. 아이디어만 뚜렷하다면 말이다.


버전 관리와 배포

앱이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추면, 저장과 배포의 문제가 남는다. Google AI Studio는 GitHub와 연결해 버전을 관리할 수 있다. GitHub 저장소에 저장할 때마다 새로운 버전이 기록되고, 필요하다면 Vercel이나 Netlify 같은 플랫폼에서 자동으로 배포된다.

최종적으로 Cloud Run을 활용하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URL이 생성된다. 이 URL을 스마트폰 홈 화면에 추가하면, 이제 앱은 더 이상 실험물이 아니다. 실제 생활에 스며드는 도구가 된다.


두 가지 교훈

첫째, AI의 답변은 완벽하지 않다. 잘못된 기능을 제안하거나, 실행되지 않는 코드를 내놓기도 한다. 이때 사용자는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방향을 교정해야 한다. AI는 동료이자 조수이지, 절대적인 권위자가 아니다.

둘째, 문서화와 버전 관리가 필수다. 즉흥적인 대화만으로는 앱을 이어갈 수 없다. 로드맵과 개발 로그를 남겨야 하고, GitHub에 꾸준히 저장해야 한다. 그래야 예기치 못한 오류나 맥락의 손실 속에서도 프로젝트를 다시 일으킬 수 있다.


앱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

Google AI Studio를 통해 얻는 경험은 단순히 “앱을 만들었다”는 성취가 아니다. 그것은 앱 제작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체감이다. 과거에는 개발자를 고용하거나 코딩을 배워야 했던 일이, 이제는 대화와 반복을 통해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일이 된 것이다.

아이디어는 더 이상 종이에 묶여 있지 않다. 15분 안에 화면 위에서 살아 움직이고, 며칠 안에 나만의 생활 도구로 자리 잡는다.

앱 제작은 이제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창작자, 작가, 기획자, 혹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의 손끝으로 옮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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