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최신 뉴스

Obsidian(옵시디언) - 메모를 마크다운 기반의 노트 앱으로

반응형

생각의 지도, Obsidian으로 그리다

마크다운 노트가 지식 네트워크로 확장되는 순간

사람마다 지식을 쌓아가는 방식은 다르다. 어떤 이는 다이어리를 쓰고, 어떤 이는 노션을 열며, 또 어떤 이는 여전히 종이에 펜으로 적는다. 나 역시 오래도록 다양한 앱을 전전했다. Evernote, Notion, Google Docs… 각각 장점은 분명했지만, 늘 부족한 부분이 남았다.

그러다 Obsidian을 만났다. 처음엔 낯설었다. 단순한 텍스트 편집기에 가까운 모습이었고, 마크다운 문법을 알아야 한다는 점도 장벽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달았다. 이 도구는 메모장이 아니라, 나만의 지식 아카이브를 쌓아가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1. 파일은 텍스트, 힘은 연결

Obsidian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노트를 .md 파일로 저장한다는 점이다. 즉, 인터넷이 없어도, 특정 서버가 망가져도, 내 기록은 언제나 내 하드 드라이브 안에 남아 있다. 데이터의 소유권이 온전히 사용자에게 있는 셈이다.

하지만 진짜 매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Obsidian은 노트와 노트 사이를 링크로 연결한다. [[아이디어]]라고 입력하면 즉시 해당 노트로 연결되고, 반대로 그 노트를 참고하는 다른 노트도 함께 표시된다. 어느 날 문득, 흩어진 메모가 거미줄처럼 얽히며 하나의 지식 네트워크를 이루는 경험을 하게 된다.


2. 지식을 보는 또 다른 눈, 그래프 뷰

어느 순간부터 나는 Obsidian을 ‘생각의 지도 제작기’라고 부르게 됐다. 단어와 단어, 개념과 개념이 서로 이어진 흔적이 그래프 뷰에 시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점들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 하지만 기록이 쌓일수록 선들이 이어지고,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거대한 노드가 생겨난다. 내가 어떤 주제에 몰두하고 있는지, 어떤 개념이 다른 생각과 연결되어 있는지, 눈앞에 펼쳐진 지식의 별자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3. 단순하지만 끝없이 확장되는 구조

Obsidian은 본질적으로 단순하다. 텍스트 파일을 작성하고 링크로 연결하는 것. 하지만 커뮤니티 플러그인을 통해 기능은 무한히 확장된다.

  • 템플릿: 반복되는 노트 형식을 자동으로 불러오기
  • 캘린더: 일기나 업무 기록을 날짜별로 정리하기
  • 데이터베이스 뷰: 표 형식으로 노트를 관리하기
  • 태그 시스템: 개념별로 쉽게 분류하고 검색하기

덕분에 어떤 사람은 Obsidian을 ‘개인 도서관’으로, 또 어떤 사람은 ‘연구 노트’로, 누군가는 ‘업무 관리 도구’로 활용한다. 쓰는 사람의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도구가 되는 셈이다.


4. 노션과는 무엇이 다를까?

많은 이들이 Obsidian과 Notion을 비교한다. 겉보기엔 둘 다 ‘노트 앱’ 같지만, 방향은 다르다.

  • Notion은 협업과 구조화에 강하다. 팀이 함께 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좋다.
  • Obsidian은 개인의 사고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데이터는 내 PC에 저장되고, 링크와 그래프를 통해 생각의 흐름이 드러난다.

즉, Notion이 회사의 공유 작업실이라면, Obsidian은 내 서재이자 작업 노트다.


5. 왜 지금 Obsidian인가

빠른 검색, 자동화, AI 보조… 세상에는 이미 편리한 앱이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Obsidian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느낀 가장 큰 차이는 속도와 자유였다. 인터넷 연결이 필요 없고, 모든 게 텍스트 파일이라 가볍고 빠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기록한 데이터는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다. 기업의 서버 정책에 흔들리지 않고, 형식에 갇히지도 않는다.

그 자유 속에서 기록은 더 자연스러워지고, 사고는 더 멀리 뻗어나간다.


6. 글을 맺으며

Obsidian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그 단순함 속에서 강력하다. 마크다운으로 쓴 짧은 메모가 서로 얽히며, 시간이 지나 하나의 지식 체계로 성장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나는 이제 Obsidian을 열 때마다 ‘노트를 쓴다’기보다 ‘생각을 심는다’는 기분을 느낀다. 오늘의 작은 문장이 내일의 지식망 어딘가에 새로운 연결점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

그것이 바로 Obsidian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반응형